2016년 1월 19일 화요일

서거(逝去)의 의미.. 그리고 죽음을 표현하는 한자어





영면(永眠)

영면(永眠)은 ‘길(永)게 잠든다(眠)’ 즉, 죽음을 일컫는 말입니다.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이 사망했을 때 '영면(永眠) 했다'라는 표현을 보게 됩니다. 죽음을 의미하는 한자는 ‘죽을 死’가 있고, 흔히 사망(死亡)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지만 망자의 생전 지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서거(逝去)와 붕어(崩御)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뉴스에 ‘서거(逝去)’라는 단어가 보입니다. 전현직 대통령의 죽음은 ‘서거(逝去)’ 라는 단어로 표현해 왔습니다. ‘서(逝)’는 '가다', '지나가다'라는 뜻인데, ‘죽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글자입니다.

한편, 임금님의 죽음은 ‘승하(昇遐)’, ‘붕어(崩御)’ 라고 했습니다. ‘승하(昇遐)’는 ‘멀리 (遐)’ ‘올라갔다 (昇)’는 뜻의 조합으로 나랏님의 죽음을 높였다면, ‘붕어(崩御)’는 ‘임금님 (御)’이 ‘무너졌다(崩)’의 의미가 됩니다.

붕(崩)은 '죽음'의 뜻도 가지고 있지만, '붕괴(崩壞)'의 예처럼 '무너지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데, 21세기 최고 유행어인 '멘붕(Mental 崩)'에 쓰인 '붕(崩)'도 이와 같은 의미입니다.

‘타계(他界)’는 다른 (他) 세계(界) 이므로, 죽음을 의미하는 또 다른 말로 신문, 언론에 많이 쓰입니다. 타계가 어느 정도 알려진 인사의 죽음에 붙여진다면, ‘별세(別世)’나 ‘작고(作故)’는 일반인들에게 두루 쓰이는 표현입니다.

소천(所天)과 입적(入寂)

천주교나 기독교에서는 '하늘의 (天) 부름을 받았다(召)'고 하여, '소천(召天)'이라 하고, 불교 지도자가 돌아가신 경우 '입적(入寂)'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고통과 번뇌의 세상을 떠나 고요함(寂)으로 들어간다(入)'는 한자어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 영원한 진리를 깨달은 경지를 불교 용어로 '열반(涅槃)'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높은 경지의 덕을 쌓은 불교 지도자의 죽음을 일컫습니다. 

산화(散華 또는 散花)

식물에서, 꽃은 피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을 ‘산화(散華 또는 散花)’라고 합니다. 이에 비유하여, 꽃다운 나이에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군인들의 죽음도 '산화(散華)' 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순국(殉國), 순직(殉職), 순교(殉敎)

나라를 위한 죽음을 의미할 때 ‘순국(殉國)’ 이라는 단어도 눈에 익습니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이 대표적입니다.

반면 나라를 위한 일은 아니었지만 맡은 바 소임을 다 하다 죽었을 경우 ‘순직(殉職)’이라 하고, 종교에서 포교의 목적으로 목숨을 내 던진 사람을 ‘순교(殉敎)했다’고 표현합니다.

여기서 ‘순(殉)’은 따라 죽는다는 의미입니다. 중국 고대에 ‘순장(殉葬)’의 풍습이 있었습니다. 임금이나 통치자가 죽으면 가까웠던 사람 (처, 첩 등)을 함께 묻는 것이 ‘순장(殉葬)’입니다. 결국, 통치자의 처와 첩은 통치자가 죽으면 ‘따라 죽어야 (殉)’ 했던 것입니다.

미망인(未亡人)??

참고로, 순장(殉葬)의 풍속에서 나온 말로 ‘미망인’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미망인(未亡人)은 ‘아직 죽지 않은 사람’입니다. 즉, 예전 순장(殉葬)의 풍습과 관련하여, ‘남편이 죽었는데 왜 따라 죽지 않았느냐’ 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요즈음 시대에 남편과 사별한 부인을 지칭하는 말로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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