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5일 금요일

짬밥의 뜻과 유래

 
 
계급이 최우선인 군에서, 계급만큼 대우받는 것이 소위 ‘짬밥’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계급보다 “짬밥”이 더 상위에 있는 경우도 매우 많다.
 
부대에 갓 전입 온 소위보다 상병, 병장이 어느 정도 기간까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능숙하다. 심지어는 군복 맵시도 더 난다. 소위 “짬밥”의 효과이다.
 
 

“짬밥”은 군에서 먹은 밥이다. “짬밥”을 많이 먹었다는 것은 군 울타리 안에서 많은 시간을보냈다는 것, 그 과정에서 군 생활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쌓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짬밥”일까?
 

군인들이 밥을 먹고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바로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일이다. 전문용어(?)로 ‘잔반(殘飯)처리’이다. 식사를 마친 후, 먹고 남은 (殘)밥과 반찬 (飯)을 식판 한 곳에 모아놓고 이를 음식물 쓰레기 통 (속칭 "짬통")에 버리는 행위가 '잔반(殘飯)처리' 이다.
 

잔반 처리를 깨끗하고 깔끔하게 하는 것도 요령이 필요했는지 모르겠지만, ‘잔반(殘飯)’에서 "짬밥"이라는 ‘군사용어(!)가 유래되었다. '음식물 쓰레기'에 불과했던 말이 '경험과 연륜'을 뜻하는 의미로 격상(?)되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 참고
殘 (헤칠 잔, 나머지 잔) = 歹 (뼈 앙상할 알) + 戈(창 과) +戈(창 과) 
 

날카로운 창으로 누군가를 찌르고 파헤치는 상황을 묘사하는 글자이다. 그래서 ‘헤치다’, ‘죽이다’, ‘없애다’ 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잔인(殘忍) 잔혹(殘酷) 같은 예가 있다.
 

사람(또는 동물)을 죽이고, 파헤쳐진 ‘나머지 부분’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머지’ 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잔반(殘飯), 잔금(殘金), 패잔병(敗殘兵) 같은 단어에서 볼 수 있다.
 
飯(밥 반) = 食(밥 식 ; 뜻 역할) + 反 (반, 음 역할)
 
우리가 먹는 하얀 쌀밥이 ‘반(飯)’이다. 반(飯)과 함께 먹는 콩나물, 생선 같은 음식은 ‘찬(饌)’이다. 이를 합치면 ‘반찬(飯饌)’이다. 즉, ‘반찬’은 밥을 포함하는 의미이다. ‘밥과 곁들여 먹는 모든 음식’이다.
 
밥에 곁들여 먹는 술은 '반주(飯酒)'이고, 휴대용 밥그릇이 '반합(飯盒)'인데, 반찬을 넣으면 '찬합(饌盒)'이 된다.

지금은 그릇을 넣어 두는 기능만을 수행하지만, '찬장(饌欌)'은 남은 반찬을 보관하던 수납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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