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7일 목요일

‘친인척(親姻戚)’? 친척(親戚)과 인척(姻戚)... 고모(姑母)와 이모(姨母)...



‘친인척(親姻戚)’? 친척(親戚)과 인척(姻戚)은 어떻게 다르지? 외척(外戚)은 또 뭐지? 어떤 포털 게시판에 올라왔던 글을 보고, 한번 정리 해 보고자 합니다.

친척(親戚)

‘친족과 외척을 함께 이르는 말’입니다. 친족은 아버지의 가족이고, 외척은 어머니의 가족입니다. 조선시대 외척(주로 중전의 남자 형제들 = 세자의 외삼촌들) 들은 큰 권력을 소유하기도 했지만, 외척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태종 이방원이 외척 세력을 견제한다는 명분으로 세종대왕의 외척 (민무구 민무질 형제) 들을 모두 죽인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나의 친족>




<나의 외척>




인척(姻戚)?

한편, ‘인척(姻戚)’은 한자어의 뜻을 먼저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인(姻)’은 ‘시집가다’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혼인(婚姻)’과 같은 단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원래는 여자가 시집가는 상황을 묘사한 글자이지만, 지금은 그냥 ‘결혼’을 총칭합니다.

엄마의 여자 형제, 즉 ‘이모(姨母)’는 나와 친족관계이지만, 이모의 남자친구는 나랑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모가 그 남자친구와 결혼했습니다. 나에게 이모부가 생겼습니다. 원래 아무런 관계가 아니었는데, ‘혼인(婚姻)’을 통해 이모부와 나는 친족 관계가 성립된 것입니다. 혼인 관계를 통해 친족 관계가 성립되었을 때, 이를 ‘인척(姻戚)’이라고 합니다.

앞선 예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이모부와 고모부가 대표적인 나의 인척입니다. 이들은 나의 인척(姻戚)이자 친족(親族)입니다. 대한민국 민법 제777조는 친족의 범위를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모(姨母)와 고모(姑母)

‘이모(姨母)’ 역시 한자어입니다.

姨 = 女(여자 여 ; 뜻 역할) + 夷 (오랑캐 이 ; 음 역할)

로 구성된 형성자로, ‘姨’ 글자 자체가 ‘어머니의 여자 형제’를 뜻하고 있습니다. 이모의 아들딸은 나의 ‘이종(姨從)사촌’ 입니다. 여기서도 같은 글자를 볼 수 있습니다.

‘고모(姑母)’도 마찬가지입니다.

姑 = 女(여자 여 : 뜻 역할) + 古 (옛 고 ; 음 역할)

로 구성된 형성자이며, ‘아버지의 여자 형제’입니다. 역시 고모의 아들딸은 나와 고종(姑從)사촌입니다

그런데, ‘姑’는 ‘아버지의 여자 형제’ 말고도 ‘시어머니’를 뜻하는 글자로 쓰이기도 합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뜻하는 ‘고부(姑婦)’가 대표적입니다.

왜 같은 글자가 ‘고모’도 되고 ‘시어머니’도 될까 찾아 봤습니다.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과거 친족 간의 결혼 풍습에서 유래되었다는 ‘설(說)’이 있더군요.

아버지와 아버지의 여동생이 결혼을 해서 나와 내 와이프를 낳았습니다. 내 와이프의 고모는 내 와이프의 시어머니도 됩니다. 이래서 ‘姑’가 고모도 되고 시어머니도 된다는 것인데... 이게 맞는 것인지? 세상에 이런 콩.가.루.가 또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

지금은 ‘근친상간(近親相姦)’이라고 하여, 법으로는 물론이거니와 정서적으로도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고려시대 원나라 간섭 이전까지만 해도 친족간의 결혼은 왕족은 물론, 일반 백성들에게도 일반화된 생활 풍습이었습니다. 오히려 원나라가 반대하여 친족간의 결혼 풍습이 없어졌지요.

이렇게 친족간에 결혼을 하면 시어머니와 며느리 (姑婦 ; 고부) 사이에도 큰 문제는 없었겠군요. 그렇다면 이들의 갈등이 시작된 시점은 원나라에 의해 친족간의 결혼이 금지된 시기부터일까요? ^.^

2016년 3월 11일 금요일

향년과 방년, 그리고 묘령

 
 
3.1절 아침, 진짜사나이 여군 특집 재방송 시청 중. 여성 출연자의 나이가 소개되는 장면이었나? 하여튼 자막에 ‘향년(享年)’ 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봤더니 이미 잘못 쓰인 용어임이 네티즌들에 의해 지적된 상태였다. 다행이다.



享 (누릴 향)

‘享 (누릴 향)’은 신에게 제사를 드리기 위해 높은 토대 위에 지은 집의 모양을 표현한 글자이다. 






아주 오래전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신을 기리는 행사는 단순히 제사로 끝나지 않고 축제로 이어졌다. 오늘날 ‘축제’라는 단어에 ‘祭(제사 제)’를 사용하는 것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즉, 제사를 끝내고 제사 음식을 나눠 먹으며 축제를 즐기는 형상에서 ‘누리다’라는 뜻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 글자의 쓰이는 대표적인 단어가 있다.

향락(享樂)

'즐거움을 누린다'는 의미이지만, 뉘앙스는 단순하지 않다. 번쩍거리고 휘황찬란한 조명과 네온사인, 휘청거리는 밤거리 같은 이미지가 연상된다. 어쨋건 이 단어가 오랫동안 이런 이미지로 사용되어 왔다.


향년 (享年)

그리고, 문제의(!) ‘향년(享年)’이 있다.  돌아가신 분의 나이를 언급할 때, 향년 OO세 라는 표현을 쓴다. 이 때의 ‘享年(향년)’은 ‘OO세까지 삶을 누렸다’는 의미가 된다. 멀쩡이 살아 있는 사람의 나이에 쓰는 말이 아니다.

방송에서 자막을 만드는 사람이 작가인지 PD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쨋건 제작진은 ‘방년(芳年)’이라는 말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芳 (꽃향기 방)

‘草 (풀 초)’는 ‘풀’을 뜻한다. 艹와 艸 모두 같은 글자이다. 즉, 글자에 艹와 艸가 부수로 쓰이면 ‘풀’ 또는 ‘식물’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花 (꽃 화), 英 (꽃부리 영), 茶 (차 다) 등의 글자가 그 예이다.

‘苦 (쓸 고)’ 글자는 ‘쓴 맛’, ‘맛이 쓰다’ 등의 뜻으로 많이 쓰이지만, 원래는 ‘쓴 맛 나는 식물’을 뜻하는 글자에서 의미가 확대된 사례이다.

즉, 방(芳)은  ‘식물의 향기’를 뜻하는 글자이다. 냄새가 아니라 향기... 좋은 이미지가 느껴진다.
남의 이름을 높여 부를 때 ‘방명(芳名)’이라고 하며, 이를 기록한 책이 ‘방명록(芳名錄)’이다.


방년 (芳年)과 묘령 (妙齡)

‘방년(芳年)’.. 20세 전후 여성의 나이를 칭할 때 쓰인다. 말 그대로 꽃다운 나이이다. 연관 검색어로 ‘묘령(妙齡)’이라는 단어도 보인다. 뜻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뉘앙스이다.

‘방년(芳年)’이 꽃향기처럼 푸릇푸릇하고 생기발랄함이 느껴진다면, ‘묘령(妙齡)’은 ‘신비로움?’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오묘(奧妙).. 미묘(微妙.. 교묘(巧妙.. 절묘(絶妙).. 묘기(妙技)..묘미(妙味)... 등등의 어휘에서 받은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妙(묘할 묘)가 무엇인가? ‘女’와 ‘小’를 합친 글자이다. ‘젊은 여자’는 오묘하고 이해하기 힘든 존재? 이 글자가 만들어진 시점부터 ‘젊은 여자’의 이미지는 그랬나보다.


바둑 용어.. 기사 & 기원 & 복기 & 장기 & 불계


 
<사진 출처 : SBS>
 
 

알파고의 능력은 이세돌을 비롯한 바둑 전문가들의 상상 이상 이었나보다. 얼마 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세돌은 아주 당연하게(!) 본인의 승리를 예상했었다. 실수로 한 번 정도의 패배는 있을 수 있다는 말에서 인류 최강의 여유도 느껴졌었다.   

이세돌 9단의 설레발(?)을 비난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심기일전하여 한번 정도는 이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리버스 스윕을 하면 더 좋고...

이래저래 지난 연말부터 바둑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시발점은 ‘응팔’의 최택 9단이었고, 이번 세기의 대결에서 그 관심이 폭발하며, 기어이 ‘불계’라는 단어가 검색어 1위에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불계(不計)

바둑은 누가 집을 더 많이 만드는가를 겨루는 경기이다. 그래서 흑백 각각 집의 수를 세어 승패를 결정하는데, 굳이 카운트를 하지 않아도 승패를 가늠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여 ‘불계(不計)’라는 용어가 나왔다.         

기왕 바둑 이야기를 한 김에 바둑에서 쓰이는 몇 가지 한자어를 찾아 봤다.

일단, 바둑을 뜻하는 한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棋 (바둑 기) = 木(나무 목) + 其(그 기 ; 음 역할)

碁 (바둑 기) = 石(돌 석) + 其(그 기 ; 음 역할)


위 두 글자의 차이는 ‘나무(木)’냐, ‘돌(石)’이냐의 차이이다. 그래서, ‘나무(木)’가 뜻 역할을 하는 ‘棋’는 나무로 만들어진 바둑판을, ‘돌(石)’이 뜻 역할을 하는 ‘碁’는 바둑돌을 각각 의미하는 것이다. 

바둑 선수(?)나 바둑 두는 장소를 일컬을 때는 일반적으로 ‘棋’를 쓴다. 그래서 ‘기사(棋士)’이고 ‘棋院(기원)’이다. ‘碁士(기사)’나 ‘碁院(기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참고로 국어사전에는 각각 두 단어 모두 실려 있다.
 
‘기사’의 경우 동음이의가 꽤 많이 나온다. 정리하자면... 

  • 技士(기사) ... 운전기사
  • 技師(기사) ... 기술자, 엔지니어.. (예) 전기기사, 정보처리기사 등
  • 騎士(기사) ... 백마를 탄 기사
  • 記事(기사) ... 신문 기사

復碁(복기) 또는 復棋(복기)

대국을 마친 기사들은 본인과 상대방의 수를 처음부터 한 수 한 수 되짚어 보며 승패의 원인을 분석한다. 이를 ‘復碁(복기)’라고 한다. 바둑돌을 되짚어 본다는 의미이다. 


바둑과 장기

흔히 흑백의 돌이 경합을 벌이는 것을 바둑이라고 하고, 초나라와 한나라가 싸우는 게임을 ‘將棋(장기)’라고 하는데, 여기에 ‘棋(바둑 기)’가 쓰였다. 그래서 ‘바둑’의 어원을 찾아보니, 밭 모양의 판에서 돌을 이용한 놀이 (또는 게임)에 그 어원이 있는 것 같다.

다음은 http://blog.naver.com/finetree_/100175073613 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15세기의 “금강경삼가해”에 ‘바독’으로 표현됨. 또는  ‘바돌’이라고도 함.

밭(田) + 독(石) :  BAT + DOK -> BADUK

바독’을 ‘밭’〔田〕과 ‘독’〔石〕의 결합으로 보는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돌’〔石〕을 ‘독’이라고도 하고(경상, 전라, 충남, 제주 지역에서는 ‘돌’을 ‘독’이라 한다.), ‘바둑’을 ‘바돌’이라고도 하기 때문에(경상, 전라, 충남 지역에서는 ‘바둑’을 ‘바돌’이라고도 한다.),

즉, 밭 모양의 판에서 벌이는 놀이 중에서도, 초나라와 한나라의 將軍(장군)이 경쟁하기 때문에 ‘將棋(장기)’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 같다.




맺음말

어떤 과학자가 그랬다.

“알파고는 감정이 없다, 이세돌 9단이 변칙 수를 쓰며 아무리 흔들어도 알파고는 상대방이 자기를 흔드는가를 느끼지 못한다. 그저 상대방의 수에 대응할 뿐이다."

변칙 수로 ‘의표를 찌르려는’ 의도를 상대방이 느껴야 되는데, 정작 알파고는 본인이 바둑을 두는지도 모르고 있다니 허탈하기도 하다.

그래, 그냥 축제일뿐이다. 최택 9단만큼 착하게 생긴 이세돌 9단이 굳이 결과에 연연하거나 의기소침할 필요 없다. 

2016년 3월 6일 일요일

종이접기 VS 오리가미

종이접기 VS 오리가미(?)

MBC 능력자들 이라는 프로그램을 가끔 보는데, 종이 한 장으로 다양한 동식물을 만드는 사람이 나왔다. 작품 하나하나 볼수록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칼이나 가위 등의 도구를 전혀 쓰지 않고 종이 한장으로 이런 것들을 만들다니.... !!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에서는 꽤 대중화 되었나보다. 일본 용어는 ‘오리가미’라고 한다고 한다.

그게 무슨 뜻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 '능력자'는 "그냥 어원" 이라고 답을 하기에 직접 한번 찾아 봤다.

오리가미 折紙 (おりがみ)

일본어사전에는 ‘折紙’라고 나와 있다. ‘절(折)’은 ‘꺽다’는 뜻이고 ‘지(紙)’는 ‘종이’를 뜻하는 글자이지만, 이 한자어의 조합은 국어사전에는 없다.

扌 (손 수) + 斤 (도끼 근)

도끼를 손으로 잡고 나무를 자르는 동작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자르다’, ‘꺾다’, ‘접다’, ‘부러지다’ 등등의 뜻으로 쓰인다.

정리하자면, 이번 방송에서 소개된 ‘오리가미’는 ‘折紙(절지)’의 일본식 발음 (おりがみ)이다. 우리는 그냥 ‘종이접기’라고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Tip

‘折 (꺽을 절)’은 다음과 같은 단어에서 볼 수 있다. ‘절반(折半)’ ‘좌절(挫折)’ ‘절충(折衷)’ ‘요절(夭折)’ ‘골절(骨折)’ 등등...

재미있는 것은 ‘중절모(中折帽)’다. 가운데가 움푹 파인 형상을 하고 있어 이 글자로 표현했나보다.

2016년 1월 19일 화요일

고문관의 유래와 의미

 
 
“맞을 짓을 하니까 맞았겠지...”
 
군대 내 폭력에 면죄부를 주는, 지금 시대에서는 결코 용인될 수 없는 표현입니다만, 아주 오래전부터 군 내에서 공공연히 통용(?)되던 말입니다.
 
일사불란한 지휘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것이 군 조직의 기본 생리인데, 행동이 다소 느리거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한 박자씩 놓치는 사람들은 잘 훈련된 군 간부들의 시점에서는 답답할 것 같긴 합니다.
 
언젠가부터 이들을 ‘고문관(顧問官)’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고문관’으로 찍히는 순간 이들은 조직 내에서 노리개로 전락합니다.

연예인들이 군대 체험을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고문관(顧問官)’은 있지만, 이들은 그냥 웃음의 장치일 뿐입니다. 실제 상황에서는 군대 내 폭력의 잠재적인 피해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고문관(顧問官)의 유래
 
‘고문(顧問)’은 특정 분야에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문의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고문(顧問)’입니다.
 
회사 조직에도 상근 또는 비상근 ‘고문(顧問)님’ 들이 계십니다만, 해방 직후 미 군정기(軍政期)나 625 전쟁 때, 우리 군사의 작전권을 가지고 있던 미국에서 우리 군대에 미국인 군사 고문관(顧問官) 들을 배치했었는데, 이들 고문관들은 우리나라 실정이나 말에 익숙하지 않아 어리석거나 굼뜬 행동을 많이 했었나 봅니다.
 
즉, 미군에서 파견한 고문관(顧問官)이 우리나라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자, 작전권이 있으니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못하고, 우회적으로나마 그들을 조롱하고 싶은 속내에서 ‘미국 고문관=모자란 놈’ 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여, 우리 병사들에게 사용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수류탄(手榴彈)과 최루탄 (催淚彈)

석류 나무 류 
눈물 루 
 
수류탄(手榴彈)
손에 있는 폭탄이다. 여기서는 석류 류 자이다. 슈류탄 手榴彈에 왜 석류를 뜻하는 글자가 들어 갔을까? 익으면 저절로 터지는 석류 열매의 특성과 석류의 모양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최루탄 (催淚彈)
수류탄 발음과 혼동하여, 최류탄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으나, '최루탄 (催淚彈)'이 맞다. 여기서 쓰인 '눈물' 이라는 뜻으로, '눈물 ()'을 '재촉한다 ()'는 뜻이다. 따라서, 데모를 진압하기 위해 많이 쓰이는 최루탄 (또는 가스) 은 눈물이 나오게 하는 화학 무기라는 점을 떠 올리면보다 이해가 빠를 듯 하다.  
 
 
'재촉하다'는 뜻의 최()는 다음과 같은 쓰임새가 있다.
 
l  개최(開催) / 주최 (主催)
l  최면(催眠) : 잠이 오게 함.
l  최고장 (催告狀) : 재촉 또는 독촉하는 뜻으로 내는 통지서
 
 
'촉루 (燭淚)'는 초의 눈물이다. , '촛농'을 의인화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걸그룹의 원조 핑클의 노래 중 '루비 (淚悲)'라는 것이 있다. '슬픈 눈물' 이라고 하는 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기에도  '눈물淚' 가 쓰였다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로 알려진 이인직의 '혈의 '도 마찬가지이다.

서거(逝去)의 의미.. 그리고 죽음을 표현하는 한자어





영면(永眠)

영면(永眠)은 ‘길(永)게 잠든다(眠)’ 즉, 죽음을 일컫는 말입니다.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이 사망했을 때 '영면(永眠) 했다'라는 표현을 보게 됩니다. 죽음을 의미하는 한자는 ‘죽을 死’가 있고, 흔히 사망(死亡)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지만 망자의 생전 지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서거(逝去)와 붕어(崩御)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뉴스에 ‘서거(逝去)’라는 단어가 보입니다. 전현직 대통령의 죽음은 ‘서거(逝去)’ 라는 단어로 표현해 왔습니다. ‘서(逝)’는 '가다', '지나가다'라는 뜻인데, ‘죽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글자입니다.

한편, 임금님의 죽음은 ‘승하(昇遐)’, ‘붕어(崩御)’ 라고 했습니다. ‘승하(昇遐)’는 ‘멀리 (遐)’ ‘올라갔다 (昇)’는 뜻의 조합으로 나랏님의 죽음을 높였다면, ‘붕어(崩御)’는 ‘임금님 (御)’이 ‘무너졌다(崩)’의 의미가 됩니다.

붕(崩)은 '죽음'의 뜻도 가지고 있지만, '붕괴(崩壞)'의 예처럼 '무너지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데, 21세기 최고 유행어인 '멘붕(Mental 崩)'에 쓰인 '붕(崩)'도 이와 같은 의미입니다.

‘타계(他界)’는 다른 (他) 세계(界) 이므로, 죽음을 의미하는 또 다른 말로 신문, 언론에 많이 쓰입니다. 타계가 어느 정도 알려진 인사의 죽음에 붙여진다면, ‘별세(別世)’나 ‘작고(作故)’는 일반인들에게 두루 쓰이는 표현입니다.

소천(所天)과 입적(入寂)

천주교나 기독교에서는 '하늘의 (天) 부름을 받았다(召)'고 하여, '소천(召天)'이라 하고, 불교 지도자가 돌아가신 경우 '입적(入寂)'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고통과 번뇌의 세상을 떠나 고요함(寂)으로 들어간다(入)'는 한자어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 영원한 진리를 깨달은 경지를 불교 용어로 '열반(涅槃)'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높은 경지의 덕을 쌓은 불교 지도자의 죽음을 일컫습니다. 

산화(散華 또는 散花)

식물에서, 꽃은 피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을 ‘산화(散華 또는 散花)’라고 합니다. 이에 비유하여, 꽃다운 나이에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군인들의 죽음도 '산화(散華)' 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순국(殉國), 순직(殉職), 순교(殉敎)

나라를 위한 죽음을 의미할 때 ‘순국(殉國)’ 이라는 단어도 눈에 익습니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이 대표적입니다.

반면 나라를 위한 일은 아니었지만 맡은 바 소임을 다 하다 죽었을 경우 ‘순직(殉職)’이라 하고, 종교에서 포교의 목적으로 목숨을 내 던진 사람을 ‘순교(殉敎)했다’고 표현합니다.

여기서 ‘순(殉)’은 따라 죽는다는 의미입니다. 중국 고대에 ‘순장(殉葬)’의 풍습이 있었습니다. 임금이나 통치자가 죽으면 가까웠던 사람 (처, 첩 등)을 함께 묻는 것이 ‘순장(殉葬)’입니다. 결국, 통치자의 처와 첩은 통치자가 죽으면 ‘따라 죽어야 (殉)’ 했던 것입니다.

미망인(未亡人)??

참고로, 순장(殉葬)의 풍속에서 나온 말로 ‘미망인’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미망인(未亡人)은 ‘아직 죽지 않은 사람’입니다. 즉, 예전 순장(殉葬)의 풍습과 관련하여, ‘남편이 죽었는데 왜 따라 죽지 않았느냐’ 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요즈음 시대에 남편과 사별한 부인을 지칭하는 말로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